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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의 공부/f & b

나에게 맞는 와인잔 고르는 방법 및 그에 따른 고려사항

와인 종류에 따른 와인글라스 고르기

 

 

와인을 마실 때는 여러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달콤함의 정도, 타닌 성분의 정도, 산미의 정도 등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이 많아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다. 이런 것들을 잘 모른다고 해도, 레드와인로 마실 것인지, 화이트와인으로 마실 것인지 정도는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와인 글라스를 고르는 것은 어떤가?

많은 와인 전문가들과 함께 와인잔 제조사들은 와인잔의 모양에 따라 와인의 경험을 최고치로 끌어 올릴 수 있다며 와인잔 선택의 중요성을 수년간 강조하고 있다. 몰랐던 건 아니지만 나는 그저 "큰 건 레드와인, 좀 작은 건 화이트와인, 플루트는 스파클링 와인 용" 정도로만 구분했었다. 

미국에 넘어와 살게 되면서 와인을 마시는 횟수도 좀 더 늘어나다 보니, 좀 더 제대로 즐기고 싶은 와인…. 

“그럼 정확히 어떤 잔을 골라야 하는 걸까?"

 

이런 질문과 함께 구글과 핀터레스트에 검색해 보았다. 정말 너무 많은 차트와 인포그래픽들이 쏟아진다. 처음에는 “우와~”하면서 꼼꼼히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는데… 보다 보니 몇 가지 의아함이 들었다.

핀터레스트에서 찾은 와인 별 와인잔 모양

1. 막상 비교해 보면 같은 와인종류에 제안하는 잔의 모양이 다르다. (물론 의견 차이일 수도 있지만…)
2.
비슷한 모양의 잔들이 나열돼있는 경우, 실제로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3.
이미지에서 보이는 크기의 차이를 실제상황에 어떻게 적용해서 구매할수 있을까?
4.
그리고 제안하는 와인잔의 모양이 왜 더 좋은지 이유가 생략되어 있음
5. 수가지의 포도품종들이 각기 다른 지역에서 각기 다른 특색으로 생산이 되는데, 저 추천된 잔들의 쉐입이 꼭 맞다고 볼수 있을까?
6. 미세한 차이의 잔모양과 크기가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 큰 차이를 느낄정도의 변화를 가져다 줄까?

핀터레스트 차트들의 단순한 이미지는 정말 시음에만 치중된 너무 단조로운 제안이며, 현실성이 떨어지고, 실제 구매에 쓰 유용한 정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실질적으로 어떤 잔을 사는 것이 현명하고 효율적인 소비가 될까?”

그래서 와인잔을 살 때 실제적으로 알아야 하고 고려해 봐야 하는 것들을 4가지로 추려 봤다. 

 

1. 와인잔의 구조

먼저 와인잔의 구조는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와인글라스의 구조의 구분과 역할이 뚜렷하기 때문에 간단하게라도 알고 있다면 원하는 와인을 깊이 즐기는데 더 적합한 와인잔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와인 글라스의 구조 

 

 

2. 구매의 목적과 의도 그리고 현실적 상황

Schott Zwiesel 쇼트즈위젤 Riedel 리델 Spiegelau 슈피겔라우 같은 브랜드의 잔들을 살펴보면 정말 모든 종류의 와인에 맞는 잔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정말 와인 테이스팅이 목적에 와인잔 구매를 한다면, 여러 종류의 잔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보통 사람의 경우 그렇게 하기는 정말 쉽지는 않을 것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납공간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음을 배제한 구매 목적과 현재 상황을 살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편하게 데일리(?) 용인지, 귀한 손님 대접용인지, 파티용인지, 수집이나 디스플레이 목적인지? 또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는지, 몇개를 사야 하는지, 등등 상황적 여유도 생각해 봐야 한다.



3. 와인 잔의 소재

크리스탈 과 유리의 차이

일단 소재는 간단하게 유리랑 크리스탈로 나뉜다. 크리스탈은 투명하고 광택과 탄성 높은 유리이다. 납이 첨가되었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보통 유리보다 무거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무게감이 꼭 단점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본인만의 생각이지만 뭔가 무게감이 주는 견고한 느낌이 확실히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털에 비하면 보통 유리는 덜 투명하고, 내구성을 위해 좀 두껍게 제작 되지만, 착한 가격과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여유가 있고, 다방면으로 와인의 경험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라면 크리스탈 잔이 확실히 좋은 것 같다. 투명한 유리는 와인의 색, 투명도, 와인 눈물(wine tear) 등을 관찰하기 용이하고 가는 림은 고르고 저항 없는 테이스팅 경험을 하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의 차이도 있고 관리도 힘들다. 본인의 예산과 위에 살펴본 구매목적을 리뷰한 후 소재를 먼저 고른 후 적어진 선택폭 안에서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4. 글라스의 모양

와인 종류별 시음을 위한 형태만 따져도 수십 가지는 될 것 같은데, 의견의 차이와 디자인적 요소까지 합해지면 다 논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논의가 될 것이다. (또 내가 다 말할수 있을 만큼의 지식이 있지도 않다.ㅋ)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쉬운 시작은 본인이 가장 즐기는 와인을 파악하여 그것에 맞는 잔을 구매하는 것이다.

특별히 애정하는 와인이 없어 잘 모르겠다면 레드/화이트/스파클링 와인 정도로 나눠서 하나를 고르고 가장 기본 모양의 잔을 구매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 또한 잘 모르겠고, 나와 같이 수납공간이 더 이상 없는 분이라면 정말 잘 만들어진 글라스 하나만  마련 하는 것도 방법이다. 얼마전 읽었던 기사에서 한 와인 전문가는 “보울의 폭이 림의 폭보다 작은 투명하고 얇은 스템 글라스” 면 와인을 즐기기 충분하다고 했다. 이것저것 별로인것 보다, 정말 잘 만든 글라스 하나를 갖고 있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경우 구글에 “Universal Wine Glass”라고 쳐보면 여러 추천템이 뜬다.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도 즐길꺼라면 기본모양의 플루트 잔은 따로 구비하는게 좋을 것 같다. 

 

와인잔 첫 구매 시 고려해볼 만한 조합

 

혹시 전형적인 모양이 아닌 특별한 디자인을 중요시 한다면, 위에 와인잔의 구조와 역할을 잘 보고 필요한 기능을 갖춘 특별한 디자인을 찾아보면 될 듯 하다. 



5. 비추천 글라스 

1.  먼저 stemless 와인잔. 물론 편하고, 번잡한 분위기에서는 더 안전하고 편한 옵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손의 열기가 결국 와인의 온도와 맛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비추천한다. 이 뿐 아니라 와인을 마실 때 한층 더 가까워진 손의 위치는 핸드크림이나 손목에 뿌린 향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와인의 향을 방해하기 쉬워진다.

2.  Coupe 잔 레오나르도가 개츠비에서 들고 있는 장면 너무 멋있지만, 사실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기에 그닥 좋은 글라스는 아니다. 기포가 너무 빨리 사라지고, 샴페인을 따를때 거품이 넘치기도 하고, 예쁘긴 하지만, 테이스팅이나 실용성면에도 그닥 도움이 되는 구석이 없다.  

3.  색깔 있는 와인 잔 또한 와인의 시각적 관찰을 방해 하므로 비추한다. 물론 파티용이나 장식의 목적이 있는 잔이라면 예외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색깔이 있는 잔은 와인을 온전히 즐기기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결론 및 나의 계획

사실 나는 컵류를 너무 좋아해서 (남편이 컵에 미쳤냐며…ㅋ) 집에 와인잔이 여러 종류가 있기는 하다. 인터넷에서 제안하는 테이스팅에 최적화된 잔들은 아니다. 그동안은 디자인적인 면을 많이 고려하여 구매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빈티지 와인잔들, 묵직한 그립감을 주는 두꺼운 크리스탈 잔들 등 개인 사용 및 수집용으로 구매를 했었고, 평상시 사용하는 용도로는 그냥 저렴한 유리잔들을  이케아나 그냥 쇼핑센터에서 구매해서 사용했었다. 돌아보면 간간히 와인을 캐쥬얼하게 즐기기에는 이케아에서 저렴하게 산 와인잔이 정말 편하긴 했다. 깨져도 아쉬움도 없고, 또 똑같은 걸 구매하기도 쉬우니 말이다.

나 같은 경우는, 좀 제대로 된 시음용으로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겸용이 가능한 글라스를 두개 구매해서 남편과 함께 사용하고 싶고,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손님용으로 사용할 만한 것을 여러 세트로 구매 해 놓고 싶은 마음이 든다.